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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고 잠이 안오는 밤,
모 페북 페이지에 연세대 소속변경에 의해
신촌캠퍼스 학생이 학점에 있어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았다는 글을 접하게 되었다.
발단글은 신촌캠 공대 수석 학생이,
소속변경으로 올라온 원주 캠퍼스 학생에 의해
학점의 불이익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 반응 등을
캡처해서 올린 게시물이었는데...

 

 

나한테 외려 눈에 들어오는 건 페북 댓글 반응이었다.
'원세대', '원주캠퍼스'라는 명칭이 비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어이가 털린다', '악질이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원세'가 비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연세대학교 현 '미래 캠퍼스'(구 원주 캠퍼스)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원주에 사는 사람들을 '원주민'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부르듯,
도시의 앞글자와 학교 이름을 합쳐서
입에 쉽게 붙으니 그렇게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제3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딱히 비하의 의미를 가질 이유가 없다.
스스로 '원세대'라는 명칭을 비하의 의미로 여긴다면,
가장 중요한 기전은 자격지심일 것이다.
자신이 원주의 연세대학교 '분교'를 다님으로써,
신촌캠퍼스에 비해 나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혹은 의식적으로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강원도 소재 대학교 재학에 대한 자격지심,
신촌캠퍼스에 비해 대학 입시 성적이 낮은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깔려 있다.
그리고 '원주 캠퍼스'대신 '미래 캠퍼스'로 불러 달라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부정)를 사용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그네들도 알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내가 재학을 하면서 무엇을 하느냐이다.
대학 생활에서 학교 이름이나 위치의 중요성은,
글쎄, 내 생각에서는 원세대 정도 되면 그렇게 신경써야하나 싶다.
(예를 들어 폐교 조치 정도의 문제가 있는 대학이라면 신경 쓰이는 게 당연)
정해진 커리큘럼 안에서 내가 얼마나 전문성을 발전시킬 것인가,
어떤 미래의 계획을 그려갈 것인가,
지금 젊음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어떤 친구들을 사귈 것인가,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을 무엇으로 꽉꽉 채워나갈 것인가
나는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행복한 대학 시절을 보낸 '원세대'가 전혀 모욕적이지 않고,
자랑스러울 것까진 없더라도 사랑스러움에는 틀림이 없다.
나는 원주에 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
원세대에서 나는 인생에서 제일 즐거웠던 시간들을 보냈다.
'소변'(소속 변경)과 같은 용어는 누가봐도 모욕적 의미가 느껴지지만,
'원세대'라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에까지 자격지심을 투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요지(要旨)다.
오해는 없길 바란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가 입시 성적이 같다든지,
교육적 질 및 내용에 차이가 없다는 망상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온 대학이 강원도에 있다고 해서
인생이 크게 불행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격지심만이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할 수 있느냐다.

 

- 사족으로 덧붙이면 소속 변경 시 성적 기록이 신촌 캠퍼스에서도 유지되는 것은
학교 측의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각 대학의 커리큘럼에서 강의 내용과 수강생들이 다른데
이를 같은 학점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소속 변경 후 석차를 매길 때는 당연히 변경 후 성적만으로 석차를 매기는 것이 맞다.
현 집단에서 나의 위치를 평가하려면 현 집단과 경쟁한 성적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제도적인 문제고, 학교 측과 학생 단체의 협의로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등록금도 좀 구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이는 말을 아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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