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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신 마취의 과정에 관한 세번째 글입니다.

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게 썼으며,

심화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비공개 댓글으로 메일주소 남겨주시면 아는 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




4) 각성 과정


수술이 끝났거나 아니면 끝날 상황이 명백한 경우(피부를 꼬맬 부분이 얼마 안남았다든지),

앞 글에서 말씀드린 '기화기'를 꺼서 추가적인 마취 가스의 흡입을 차단하고 

몸 안에 있는 마취제가 배출되도록 합니다.


20~30년 전에 쓰던 흡입 마취제들은 날리는 데도 한참 걸렸던 것 같지만,

시대가 지나니 또 약이 좋아져

기화기를 끄면 15분 정도면 환자께서 깰 만한 농도까지 내려옵니다.



상기 그림은 흡입 마취제를 껐을 때 폐포에서 마취제의 농도량의 감소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림에서 환자의 50%가 깨는 농도(MAC-awake)는 0.34MAC정도로 되어 있으나,

실제 환자를 깨울 때는 아편계가 보통 같이 들어갔고,

폐포와 뇌 사이에 농도 평형이 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약 0.1~0.2MAC 정도까지 내려오면 대부분의 환자께서 기도를 유지하고 자발 호흡이 원할한 정도가 됩니다.

그림에서 보면 10~20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식이 없어졌다가 생기는 이 과정을 emergence라고들 합니다..

깨운다? 를 영어로 하면 뭐 awakening...?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쉽게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네요.


여튼 마취 학술 용어로는 emergence입니다.

'emerge' 3번 의미의 명사형으로 생각하셔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to rise from an obscure or inferior position or condition)


가스 농도에 따른 사람 간의 hypnosis의 편차가 별로 없는 편이기 때문에

마취에서 못 깰 걱정은 가벼운 수술이라면 일반적으로 안하셔도 됩니다.


수술을 하셨는데 마취에서 못깼다는 건 마취약 때문에 못깼다기보다,

중환자실에 가서 진정 치료를 해야하는 등 다른 사정이 생기셔서 안 깨웠거나

중추 신경계에 심한 손상이 생기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흡입 마취제 기화기 끄고 기다리면 금방 몸에서 저렇게 제거가 됩니다

가스 때문에 못 깰 이유는 오늘날의 마취에서 별로 없습니다.


물론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오랜 시간 + 많은 농도로 투여했을수록

깨우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흡입 마취제가 아닌 정맥 마취제(예를 들어 프로포폴)를 계-속- 투여해서 마취를 유지했다면 더욱이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길어봐야 몇 시간을 넘기기는 힘들구요.

하루가 넘어가도록 환자를 재우고 계시다면 그건 마취제만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기에 더해서 수술 후 진통제와, 항 구토제(anti-emetics)를 투여합니다.

수술을 했으면 대체로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에 대한 감작이 일어나고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과하지 않은 정도로 진통제를 어느 정도 선제적 투여를 합니다.




이하는 다소 약리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 

신경-근 생리(neuromuscular physiology)에 관심이 없으면 재미없기 쉬운 부분입니다.




정리하면, 각성(emergence)은

가스를 끄고, 신경근차단을 역전하고, 진통제(+항구토제)를 투여하여 진행이 됩니다.


나머지는 또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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