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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제일 잘 아는 분야이자 일하고 있는 분야는 마취입니다

의외로 블로그에 글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있길래,

마취에 관한 글도 써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블로그에는 일반인들이 더 많이 오실 거 같아서,

보편적이고 쉬운 내용 위주로 기술해드리려 합니다.


첫번째 주제는 역시 마취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인

'전신 마취'로 하려 합니다.


전신 마취는 소위 '수면 마취'와는 다른데요,

'수면 마취'는 사실 자가 호흡 등 필수적 반사 상태는 유지하는

'의식하 진정 치료'를 주로 지칭하는 말입니다.


전신 마취, 즉 general anesthesia는 마취과정 동안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할 만큼

의식을 잃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호흡 보조가 필요합니다.






전신 마취 과정은 일단 수술방 안에만 간단히 얘기하면,


유도 - 삽관 - 유지 - 각성 - 발관 - 퇴실

Induction - intubation - maintenance - emergence - extubation - discharge


입니다.


(수술방 안에서만이라고 하는 것은,

 수술전과 수술후 과정이 또 있기에..

수술 전-중-후를 통틀어 주술기peri-operative period라고 합니다)


1)

induction 이라는 유도 과정은,

깨있는 사람을 재우는 과정입니다. 


언론에서 자주 접하셨을 '프로포폴'과 같은 주로 정맥 마취제를 통해 의식을 잃게 만듭니다.

프로포폴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약물로는

Thiopental(상품명 펜토탈), ketamine, etomidate, midazolam 등 다양한 약물이 있습니다.


이때, 신경근차단제라는 약물을 보통 같이 줍니다.

원래 신경이 근육한테 수축하라고 신호를 보낼라면 신경의 끝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녀석이 나오는데,

이 신경근차단제라는 놈이 아세틸콜린이 붙어야하는 곳을 차지합니다.

그럼 근육이 수축을 못합니다. 으앙


환자가 반사적 작용을 하거나 움직여서 다치거나 수술을 방해한다든지,

인공호흡기의 호흡 사이클과 불일치하는 숨을 쉰다든지 하는 작용을 막아줍니다.

또한 근육의 장력(혹은 긴장도; tension의 번역)이 감소하여 수술 부위 노출이나 근육 당기기가 쉬워집니다.



2)

그럼 이렇게 의식도 잃었는데 근육이 움직이지도 못하면

환자를 놔두면 돌아가십니다. 

당연히 호흡도 횡경막 및 흉곽에 달린 근육들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행위임을 아실 겁니다.

얘네도 근육이기 때문에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마취 기계 보러 숨을 대신 쉬어달라고 합니다.

기계랑 환자를 연결해드려야하는데요,

그래서 삽관을 합니다.

in(넣다) + tube (관) + -ation(해버려)

용어가 참 쉽죠


환자가 많이 움직이거 같거나, 수술이 길다든지, 기도가 어려울 거 같다든지

여튼 여러 상황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도 확보 방법은

endotracheal tube라고, 기도내 삽관을 하는 방법입니다.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관을 입-성대-기관의 경로를 통해서

폐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tube는 보통 PVC 재질이 제일 흔하고,

안쪽 지름이 7~8mm정도, 바깥 지름이 10~11mm정도 합니다.


유튜브에 endotracheal intubation 치면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넣는 과정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8CwLSenUWnw

이건 그냥 하나의 예인데, 원체 영상이 많아서 아무거나 보셔도 됩니다.


사람의 입이 턱관절이라는 제한은 있어서 무제한 벌릴 수 없는데,

저 곡괭이 같은 후두경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치아가 종종 다치시거나(에나멜질이 깨지거나, 원래 흔들리시던 치아는 발치가 되는 경우까지),

목 안에 찰과상, 출혈이 생기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가 거의 안 움직일 거 같고, 간단한 수술인 경우에는

성문상 기도 유지기(Supraglottic airway device; SAD, SGA)라는 걸 쓸 수도 있습니다.

이건 성대 바로 위에 장치를 위치시켜서 마취 기계랑 사람을 연결시키는 건데,

성대를 통과하여 기관 안에 넣는 게 아니다보니,

환자가 갑자기 움직이면 빠진다든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성대 바로 위에서 자리를 이탈하는 일(displacement, dislodgement)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는데, 기관내 삽관에 비해서 필요한 신경근 차단제의 용량이 작습니다.

기관내 삽관을 할 줄 몰라도 성문상 기도 유지기는 넣는데 성공할 수 있고요.

또한 기도에 자극이 덜 되서 합병증이 적다는 연구도 꽤 있습니다.




나머지는 나중에 또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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