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수술을 하다 보면 혈압을 상완(upper arm)에서 재는 것이 어려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팔, 어깨 등의 수술이라고 하면

수술 반대쪽 팔에 정맥로가 있다보니까

혈압 커프를 정맥로와 같은 팔에 하는 걸 꺼려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갑상선 수술이나 이비인후과 수술에서

집도의 선생님이나 assist 선생님께서

커프 부분을 건드리시면 혈압 측정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다리에 커프를 위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주장을 말하자면 이는 안전한 practice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취 중 혈압의 측정은 보통 저혈압을 발견하여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저혈압으로 인해 마취 후 합병증(AKI, MI, CVA ) 및 사망률 증가가 연관성이 있다는 부분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에서 혈압을 측정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1) 하지의 혈압이 보통 상완의 혈압보다 높으며,

2) 그 차이의 범위도 매우 다양하여

하지의 혈압 측정으로 상지 혈압을 correlation하여

저혈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겠습니다.

Comparison of blood pressure measured at the arm, ankle and calf.

C. Moore, A. Dobson, M. Kinagi, B. Dillon

doi:10.1111/j.1365-2044.2008.05633.x

 

보통 하지에서 측정하시면 발목에서 많이 재실텐데,

수축기혈압(SBP)의 차이가 발목과 팔에서 평균적으로 약 18mmHg나 차이가 나며,

환자에 따라 5mmHg 낮을수도 있고 41mmHg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Mean BP(MBP)도 평균적으로는 8mmHg,

환자에 따라 -8.2mmHg 낮을수도 있고 24mmHg 높을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발목에서 잰 혈압이 정상 범위인 95/60 (73) 이라고 찍혀 나왔어도

실제 환자의 혈압은 70/45 (53) 인 경우가 그렇게 드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의 환자군은 20~64세의 수술방 종사자들과 학생들이었고,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들을 깨어있는 상태에서 측정하였습니다.

이보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나 심혈관 질환이 심한 환자들은

마취 중에 autoregulation도 안될 것이므로

이것보다 더한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30head-up을 하였기 때문에

키가 큰 사람일수록 상지와 하지의 혈압 차이는 크게 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팔과 다리의 높이 차이만큼 압력 차가 생기므로.

물론 autoregulation 때문에 높이에 의한 압력 차이만큼 나지 않았을 수 있긴 한데...

supine으로 측정한 연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네요 ㅜㅜㅜ

 

어쨌든, 발목에서 혈압을 재면 실제로는 저혈압이 생겨 있는 환자인데 모르고 넘어갈 수 있고,

이로 인해 저혈압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에게는 합병증과 사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취 중에 하지에서 혈압을 재는 것은 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냐? 라고 물으실 수 있겠습니다.

 

1) 수술 부위가 팔이라 정맥로와 혈압 cuff를 같이 해야하는 경우

IV linecuff를 감을 때 cuffcuff 사이에 넣어서 위치시키면 역류 현상이 조금 덜합니다.

cuff가 팽창하면서 IV line이 같이 눌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환자에서 항상 역류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관심이 좀 필요하기는 합니다.

역류가 좀 되는 경우 혈압 측정이 끝나면 line을 잠깐 open 상태로 틀어줘서

IV line이 막히는 걸 방지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니면 상용화된 정맥로 역류방지 밸브도 있긴 합니다.

(제가 아는 상품명은 monofusion)

이것도 효과가 있긴 하지만 써본 결과 완벽하지는 않고,

중간중간 역류되지 않는지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 집도의 선생님이나 assist 선생님에 의해 cuff가 눌려 interruption 되는 경우(ENT, 갑상선 등)

해당 부위에 보호용 팔 보호대를 설치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병원 중앙공급과에 만들어 달라고 하시거나,

마취용 circuit을 고정하는 쇠로 된 L자 고정대를 환자 팔 옆에 끼우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이 경우 조심하실 점은 보호대를 낄 때 환자의 어깨와 등에 약간의 padding이 필요하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술 침대와 매트 사이에 공간이 있어 끼울 수 있으면 거기에 끼우시면 좋고,

환자 어깨 바로 밑에 어쩔수 없이 넣으셔야 한다면

gel-pad나 솜으로 된 pad로 약간 padding을 해주시는 것이 욕창 방지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특히 쇠로 된 L자 고정대의 경우 끼우실 때 팔에도 padding을 좀 해주셔서

환자에게 압박이 되거나 피부 손상이 생기시는 걸 방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Arm-save의 경우

가끔 arm-save라 팔에 혈압계를 위치시킬 수 없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동정맥루를 이미 만들어놓은 쪽의 팔에 대해서는 맞는 말씀이겠으나,

앞으로 동정맥루를 할 환자라든지 유방수술에 의해 림프 순환이 손상된 환자는

cuff를 팔에 못 감을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동정맥루를 할 환자나 유방 수술 환자에서 arm-save정맥을 손상시키지 말라는 뜻입니다.

cuff로 혈압을 잰다고 해서 정맥 순환이 손상되는 일은

제가 아는 한은 너무너무 드물 것 같고 확률이 0%에 수렴된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환자들은 비침습적 혈압 측정이 필요한 경우

다 팔에서 쟀으며 당연히 추후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동정맥루가 있는 쪽에서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cuff로 혈압을 측정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4) ‘그래도 저는 발목에서 재렵니다하는 선생님들

,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다면 어쩔 수 없겠죠.

(사실 저는 꼭 필요하면 A-line을 잡을 거 같긴 합니다만 ㅜㅜ)

다만 그럼 마취 전에 한번이라도 팔에서 혈압을 재보심이 어떤가 싶습니다.

그래서 팔과 다리의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시고,

추후 하지 혈압의 변동 정도에 따라

실제 혈압의 변화 추이를 생각하시어 대응하시는 것이 어떤가 싶습니다.

 

마치며)

최근 연구 결과 중에서는 단 한 번의 저혈압이라도 생기면,

생기지 않았던 환자에 비해

급성 콩팥 손상(AKI)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논문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저혈압 예방 차원에서

저는 웬만하면 비침습적 혈압 측정은 앞으로도 꼭 팔에서 시행할 것 같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나라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에게

예방접종을 증명하는 앱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라, 

Google Play 스토어에서 다운 받았습니다.

앱의 이름은 <질병관리청 COOV> 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COOV', '예방접종증명서'로 검색하면 현재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으니

해당 방법으로 받으시면 될 거 같습니다.

 

 

다운 받아서 실행시키시면,

제 폰에서는 시작하자마자 아래와 같은 오류가 납니다.

스토어 댓글에 보니까 저만 그런거 같지는 않더라고요.

 

 

당황하지 마시고, 홈 버튼 눌러서 앱을 나가주신 다음에,

해당 앱을 종료시키시고 다시 실행해주시면 정상 실행이 됩니다.

나라에서 만든 앱인데 참 거시기 하네요.

 

 

그럼 앱에 들어가지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본인인증하기'를 눌러 일단 본인 인증을 하셔야

백신 예방 접종 증명서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굳이 PASS 앱까지 번거롭게 설치하실 필요 없고,

버튼이 아닌 곳을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문자로 인증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인증을 완료한 화면입니다.

여기서 '확인'을 누르시면 이제 메인 화면에

제 본인인증 증명서가 있습니다.

마치 카카오, 네이버의 QR코드 처럼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인데

이걸 받으려고 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신 건 아니겠죠.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 '발급받기'를 클릭하시면

예방접종 전자 증명서를 발급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발급받기를 누르시면

질병관리청에 신원 정보를 제공하여

증명서를 얻어오겠다는 '확인' 버튼을 누르게 합니다.

 

 

그러면 오랜 시간 걸리지 않고 금방 접종 증명서가 발급이 됩니다.

백신의 제조사, 백신의 로트번호, 접종차수까지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저는 어제 2차 접종을 맞았는데,

그건 금방 반영되지는 않네요. 

며칠 걸리나 봅니다.

 

 

이렇게 이제 앱의 초기 화면에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가 나타나게 됩니다.

저 증명서를 터치하면,

QR 코드를 나타나게 할 수 있는데,

앱의 상대방 인증하기를 통해서

상대방이 정말 진짜 접종을 맞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해당 화면 캡쳐를 막아놨네요... 

 

아마 캡쳐를 통해 접종 증명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 하려는 거 같습니다.

 

앱 자체의 기능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최초 실행 시 오류 등은 고쳐야할 거 같고,

접종 시 해당 내용을 빨리 반영하는 것은 필요할 거 같네요.

 

아마 추후 다양한 백신의 인센티브를 줄 때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식당 들어갈 때 QR코드 찍듯

예방접종 증명서의 QR코드를 찍으면 혜택을 제공해준다든지.

 

어서 많은 분들이 좋은 백신 맞고 코로나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반응형

'의료 > 의료정책 및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떳떳하지 못한 위정자들의 사회  (0) 2016.01.01
반응형

의학 논문을 읽으시다 보면, 

Room air에서 산소포화도가 어쨌다는 이야기가 많을 겁니다.

 

그럼 초반에는 많이들 궁금하실 거 같은 부분이

room air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대강 의미를 알아도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실 거 같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기'라고 번역해도 의미의 손상이 크게 없지 않을까 합니다

 

대부분 감을 잡으셨겠지만, 

room air 라 함은 실내 중에 있는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산소분율 21%)를 뜻합니다.

이 용어는, 임상에서 흔히 쓰는 안면 산소마스크나

다른 oxygen supplementation(비강 캐뉼라, 고유량 산소 치료 등...)를 통해서

산소 흡입 분율(FiO2; Inspiratory oxygen fraction)이 높아져 있는 공기와

대조적으로 쓰기 위한 말입니다.

 

예를 들어 'FiO2가 40%일 때는 혈중 산소포화도가 99%였다.

나중에 보니 room air 에서는 혈중 산소포화도가 95%정도 였다'는 내용 등이겠죠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사전에는 room air라는 표제어가 등록되어 있지 않고,

다른 대부분의 사전에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아쉽게도 merriam-webster 등 외국 사전에도 딱히 풀이가 등록되어 있지는 않은데

어느 웹 사전에는 (https://medical-dictionary.thefreedictionary.com/room+air)

'Unmodified, ambient air. The typical oxygen concentration is 21%.'라고 등재되어 있습니다.

 

ambient air = 대기입니다.

물론 실외냐 실내냐를 구분하시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산소 분율이 더 낮지 않겠습니까?'

라고 하고 싶을 수 있는데 임상적으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엄밀한 경우에는 FiO2=0.21이라고 명시했을 것이고,

사실 병원 시설에서는 대부분 환기가 중요해서 실외랑 기체 구성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room air ≒ ambient air ≒ 대기 로 번역하셔도

의학적 의사소통에서는 문맥 상 큰 무리가 없겠습니다.

 

다만, 실내와 실외의 공기의 영향을 비교한 논문이라면 차이가 있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스스로를 돌아보면 멋진 남자가 나오는 영화를 참 좋아하는 거 같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는 내 인생 영화라 심심하면 넷플릭스에서 돌려봐서

장면 전환은 물론, 대사를 많이 외운 상태다.

<아저씨>의 원조 격인 <레옹>도 참 좋아하는 영화고,

<테이큰>의 리암 니슨도 너무 멋있다.

물론.. 이런 걸출한 작품들 말고 애매한 마초들 나오는 영화는 별로다.

 

나는 이런 좋아하는 영화들을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이전에 넷플릭스가 생기기 전에는 '시네폭스'라는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해 저장해 보았었고,

넷플릭스가 생긴 이후에는 스트리밍을 적극 활용한다.

 

각설하고 4월에 넷플릭스에 <로건>이 추가되었다.

정말 넷플릭스는 돈 벌 수 밖에 없다.

좋아하는 영화들이 기다리면 웬만큼 들어온다.

 

<로건> 역시 영화관에서도 너무 재미있게 보고, 구글에서도 한 번 대여해서 봤던 영화인데,

결국 넷플릭스에서도 다시 들어왔다.

이후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들과 감상을 다룬 내용으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니, 싫으신 분들은 뒤로 가시기를.

 

더보기

<로건>의 내용은 결국 숨어살던 엑스맨들이 어찌 종말을 맞고,

새로운 돌연변이 세대로 넘어가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겠다.

그 중 가장 주요한 plot이 울버린이 자신의 유전적 딸을 보호해주다가,

결국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인 것이다.

 

사실 처음볼 때도 그렇고 두번째 볼때도 왜 울버린과 교수가 숨어사는지 몰랐는데,

넷플릭스에서 찬찬히 보니 그 안에 실마리가 있었다.

 

 무슨 짓을 한거야!! 내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잖아!! 였는데.. 알고보니

교수가 무슨 짓을 한 거였다.

웨스트체스터에서 교수의 발작으로 사람들이 마비되고 엑스멘을 포함한 사람들이 사망했던 것이다.

결국 사람을 죽였으니 교수는 쫓기는 신세가 됐고..

교수를 아버지 같이 모시는 울버린은 교수를 숨기기 위해 계속 애쓰게 된다.

결국 살인을 한 미국에서 벗어나려고 'Sun-seeker'라는 배를 사려고도 노력하는데..

 

그리고 한동안 새로운 돌연변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남은 돌연변이는 숨죽여살면서

엑스맨 만화책에서나 돌연변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듯하였다.

 

그러나 트랜시젠이라는 회사에서 애들을 데리고 소아암 연구라는 탈을 쓰고,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로건의 유전자를 사용한다.

James Howlett = 울버린

 

그래서 이 유전적 딸을 간호사가 말한 장소까지 데려다 주려다가,

술집에서 술맛 버리는 자료를 하나 보게 된다.

 

목적지가 만화책의 장소였다니.. ㅅㅂ 에덴이란 건 없어!!

 

그러다 고속도로에서 어떤 가족을 돕게 되고, 화목한 가족들과 함께 

교수-로건-로라도 가족적인 잠시나마의 시간을 갖는 듯 했다.

저녁도 화기애애 하게 먹고

교수는 '이런 게 사는 거'라고 말하면서 사망 플래그를 세우는데.. ㅜㅜ

 

간만의 너무나도 완벽한 밤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과거의 일이 기억났다고 말한다.

결국 자신이 왜 죽기만을 기다리면서 수조탑에 갇혀있는 지를 기억해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완벽한 밤에 속죄를 하며 울버린의 클론에게 최후를 맞는다.

 

나중에 찾아보니 울버린 클론도 휴 잭맨이 연기했더라.

클론이 훨씬 젊고 마초 같이 보였는데...

분장의 힘이라고 해야할 지, 머리를 짧게 자르면 젊어보이는 건가?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서 로건이 돌연변이인 것을 화목한 가정의 가장도 알게 되자,

로건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총알이 없었다.

목숨은 건졌으나 결국 돌연변이는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었다.

민중의 타자에 대한 공포(xenophobia)를 나타냈다고 해야하나.

물론 클론과 울버린이 똑같이 생긴 탓도 있을 수 있다.

 

이 싸움으로 안 그래도 늙고 약해져가던 울버린은 죽어가게된다.

어느 local clinic의 의사가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도움을 주고 싶어하나,

자신 주변 사람들이 다 죽어가는 것을 겪은 울버린은 더 이상 타인들과 얽히기를 꺼린다.

 

 

결국 에덴에 도착하니 실험으로 인해 다른 돌연변이가 예상외로 많이 있었고

다음날 국경을 넘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로라를 데려와줬으니 울버린은 돈을 받아 Sun-seeker를 살 수 있었지만,

포기하고 아이들 보러 쓰라고 한다.

결국 Sun-seeker 타고 떠날 가족들은 다 죽었으니까

 

그리고 아이들이 국경을 떠나기 전날 밤 울버린은 자신의 딸에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 좋아하는 일이 생긴다며 

돌연변이 아이들과 함께 떠나라고 권한다. ㅜㅜ

그러자 로라는 '그럼 난 괜찮겠네'라고 툭 던진다.

 

그리고 다음날 국경을 넘으려 하자 트랜시젠의 용역과 울버린의 클론이 아이들을 덮치고,

로건은 정말로 딸이 '괜찮을 수 있게' 지켜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너무 큰 치명상을 입고서 딸과 가족으로서 임종을 맞는다.

그래, (가족이 있다는 게) 이런 느낌인 거구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도 참 군더더기가 없고,

배우들이 다들 연기를 참 잘한 영화다.

 

<로건>, <아저씨>, 이런 영화들의 장점이 사실 큰 줄거리는 너무 단순하지만,

장면장면의 연출이 너무 깔끔하고, 버릴만한 씬 없이 꽉 차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꾸 보게 되는 거 같다. 

러닝 타임 내내 몰입하고 영상의 아름다움과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로건>도 넷플릭스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동안 몇 번 돌려볼 것 같다.

반응형

'일상 > 재미있는 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생충, 빈부와 얽히는 선악  (0) 2019.06.09
<포켓몬 고>와 동기 부여  (0) 2017.01.30
반응형

오마이뉴스 기획 기사에서

돈받고 코인 홍보해주는 유사언론들을 저격하였다

omn.kr/1sid3

 

그 기사 곧 없어집니다... 암호화폐 사기극 공범, 언론

[진화하는 코인 사기 ②] 홍보기사 내보내고 문제되면 삭제하고 나몰라라

www.ohmynews.com

코인 자체가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코인 홍보를 해주고 없어지니까 기사를 지우는 건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버린 행위다.

떳떳하면 기사를 왜 지울까?

이는 언론의 신뢰도를 악용한 사기에 가깝다.

 

과거에 모 언론에서는 돈 내고 음식점 홍보를 방송에다가, 맛집으로 나가게할 수 있다는 심층 보도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구글에 검색하니 언론에 식당 홍보 내주겠다는 광고글 페이지가 떡하니 나온다.

m.blog.naver.com/metpopo/222004613369

 

음식점 신문기사광고 신뢰얻는 언론보도홍보

언론보도 홍보 괜찮은가요?매장을 홍보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게 많습니다그 중에 하나인 #신문기사광고 ...

blog.naver.com

 

혹자는 식당 홍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현대에 PR은 필수다라고 할수 있다.

맞다. 홍보고 광고고 미디어에 하시면 되는데,

문제는 투명성이지.

광고임을 명확히 표기하시라는 거다.

 

순수하게 탐구한 기사나 저작물인 것처럼 사람들 속이지 말고.

시간이 지나도 자정이 안되는 거 같은데

법적규제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약 15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식당을 하나 차리고 맛집으로 방송에 내보내는 실제 과정을 영화로 만든 감독도 있었다.

인천 주안의 모 독립영화관에서 재밌게 봤었는데,

시간이 깨나 지난 지금도 나아진 건 없고 더욱 악화되는 거 같다.

 

아쉬운 마음에 열일하는 오마이뉴스에 쥐꼬리만한 월 정기후원이나 했다.

모든 기사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나,

앞장서서 언론을 비판할 수 있는 언론은 오마이뉴스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반응형

'일상 > 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프로틴 브라우니 구입 후기  (0) 2021.08.30
마이 프로틴 weight gainer 구입 후기  (0) 2021.08.30
어느 원세인의 소회  (0) 2020.12.10
반응형

다양한 의학과 관련된 학과에서 mmHg나 cmH2O를 읽을 일이 있으실 걸로 생각합니다.

 

특히 mmHg에서 곤란하게 읽으시는 분이 많죠

대표적으로 '밀리밀리에이치지'로 읽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밀리미터'로 읽으시면 차라리 나은데..

 

일단 원어를 참고하면 mmHg = millimeter(s) of mercury라고 읽습니다.

해당 단위가 의미하는 것이 '수은주 몇 미리미터의 압력이다' 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youtu.be/lKtfwiwHjLI?t=698

(외국 간호사가 혈압 재는 영상의 일부)

 

같은 방법으로 cmH2O = centimeter(s) of water라고 읽습니다.


한국어로는 표준을 정하신 예가 딱히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국립국어원에 질문한 분이 있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국립국어원의 답변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 않나합니다.

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103508

 

대한의사협회나 과학 단체에 문의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답변하신 건 우리말도 아니고, 맞는 외국어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지 않은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mmHg = 밀리미터 머큐리, 밀리미터 수은, 수은주 밀리미터 (기둥이라는 뜻의 柱) 라고 읽고

cmH2O = 센티미터 워터 로 읽습니다.

 

예를 들어 

'180mmHg의 압력까지 커프를 팽창시킨다'라고 쓰여있으면

=180밀리미터수은의 압력까지 커프를 팽창시킨다 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병원 및 의대에서는 영어 용어를 순화 없이 많이 쓰기에

'환자 혈압은 80/60mmHg 로 저혈압이었습니다.' 라고 script를 썼으면

=환자 혈압은 팔십에 육십 밀리미터 머큐리로 저혈압이었습니다 라고 흔히 읽겠습니다.

 

굳이 영어로 혀를 굴려가며 읽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건조한 우리말 발음으로도 밀리미터 머큐리, 센티미터 워터가 크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밀리미터는 이미 우리말에 널리 쓰이고 있는 외국어이고,

머큐리, 워터도 흔히 쓰는 우리말에 녹아든 외국어이기에

(프레디 머큐리, 비타민 워터 발음할 때... 그냥 하시죠??

F레디 멀큐릐, 바이라민 워러.. 안하시잖아욬ㅋ)

 

밀리미터 수은으로도 심심찮게 읽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센티미터 물'(...)로는 잘 안 읽는다는 점입니다.

너무 외국어와 순우리말의 괴리가 심해서인지 ㅋㅋ

(근데 저는 그렇게 읽는다고 해도 비웃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회 등에서 이끌어서 널리 알리시면,

'센티미터 물'로도 많이들 읽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처음엔 어색했다가도 학회나 국가의 주도로 입에 붙은 말 많기에...

'누리집'이라든지. 물론 이건 순우리말로 순화한 경우지만요.


여튼 어원을 고려하면 상기한대로

mmHg = 밀리미터 머큐리, 밀리미터 수은, 수은주 밀리미터

cmH2O = 센티미터 워터 로 읽으시면 크게 틀리지 않겠습니다. ㅎㅎ

반응형
반응형

오늘날 전신 마취의 과정에 관한 네번째 글입니다.

관련한 주제로는 마지막 글입니다.


전신 마취에서 마지막 과정이 발관과 수술실 퇴실입니다.

 

발관(extubation)은 마취 기계와 나를 연결하던 

기관내 튜브를 뽑는다는 뜻입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각성(emergence)가 끝나서,

환자가 자가 호흡이 가능하고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으며

기도의 반사 기능이 돌아왔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 기계 호흡을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intubation의 반대인 발관(extubation)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가 마취에서 조심해야 하는 상황 중 하나인데,

애매한 상태에서 발관을 하면

환자에게 기관지 연축(bronchospasm)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소아 수술의 경우 환자의 의식이 얼마나 돌아왔는지 판단하기가

성인보다 어렵기 때문에, 까다롭습니다.

또한 소아들의 경우에 기능잔기용량(functional residual capacity)이 작기 때문에..

저산소증이 성인보다 쉽게 올 수 있습니다.

 

발관을 해보고 잠시 환자의 호흡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지 봅니다.

환자의 호흡이 정상적이고 산소포화도 유지가 잘 되면

수술실에서 퇴실하고, 회복실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퇴실(discharge)이라고 합니다.

 

보통 전신 마취를 한 후에는 회복 과정을 30분 정도 거치며,

이 기간 동안 의식이 평소만큼 돌아오시는 지,

수술 직후 합병증이 생기지는 않았는 지 확인합니다.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수술을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중환자실로 이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가 없으면 회복실에서도 퇴실하고,

병동으로 이송을 해드립니다. 

 

수술 후 며칠 동안은 심호흡이 중요합니다.

대체로 수술하는 긴 시간 동안 누워있었는데,

누운 쪽의 폐포들이 잘 안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폐포들은 인공호흡기에서 같은 압력을 주어도 잘 펴지는 부분이 있고,

덜 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어 폐포가 쭈그러 들어있으면

무기폐(atelectasis)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는 수술 후 발열의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전신 마취 후에는 가능하면 앉으셔서,

횡경막과 가슴벽의 호흡근들을 적극 활용하셔서

심호흡을 해드리길 권하고 싶습니다.

 

절대 빨리 쉬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체가 약하신 분은 호흡근의 피로가 올 수도 있으며,

건강한 분이 큰 호흡을 빠르게 쉬면

과호흡 증후군이 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심호흡은 폐포들을 잘 펴주기 위함이기에 

천천히 쉬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보통 1분에 10회면 충분합니다.

즉, 한 번 숨쉬실 때 6초이며,

시계 보고 천천히 해보시면 시간 여유가 정말 충분하다는 생각 드실겁니다.


전신 마취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이로 마칩니다. ㅎㅎ 

반응형
반응형

※ 이하의 글은 단편적인 의학정보의 제공에 불과하며,

어떠한 방법으로 활용하여도 진료를 대체할 수 없음을 미리 고지 드립니다.

 

 

어쩌다가 네이버 뉴스를 보니,

mRNA 백신들(화이자 혹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방식)이

내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과학자들은 불가능하다고들 합니다.

 

일단 DNA - mRNA - 단백질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드리는 것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사람의 유전 정보는 DN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DNA는 이중 나선 구조(Double Helix)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 몸의 설계도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몸의 설계도인 DNA에서 mRNA를 일단 만든 후, 약간을 고쳐 이 설계도의 사본으로 단백질이라는 실체를 만들어낸다.

 

이 설계도에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복사본을 만들어낸 게 

mRNA(messenger RNA)입니다.

mRNA는 DNA처럼 이중 가닥이 아닌 단일 가닥이며, 

설계도의 사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이 설계도의 사본을 정리한 후, 효소가 사본에 맞추어 단백질을 만드는 공정을 합니다.

 

이 공정은 일반적으로 위의 그림에 나타난 대로 한쪽 방향으로만 일어납니다.

설계도를 흑백 복사하면 설계도의 복사본이 생기고,

그 사본으로 부품을 만들고, 조립해 원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처럼요


여기까지는 크게 어렵지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mRNA 백신의 접종으로 인해 DNA에 정보가 삽입될 확률이 낮은가?'를 보면

 

1. 두 설계도가 보관되는 곳이 다릅니다.

DNA는 우리 세포의 핵(nucleus) 안에 있으며,

mRNA는 핵 바깥에서 주로 일을 합니다. 

이 핵에는 핵막이 있어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DNA 추출 실험을 해보신 분도 있겠지만,

핵막을 깨려면 약품처리를 하거나 초음파로 깨야 합니다....

 

비교하자면 DNA라는 설계도는 핵이라는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는 금고 안에 보관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세포 분열을 위해 DNA를 새로 만드는 것도 핵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2. mRNA는 몸 안에서 유효기간이 짧습니다.

이런 유효기간을 생물 분야에서 주로 반감기라고 합니다.

몸에 있는 물질들은 대체로 영원한 것이 드물고,
끊임없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1년 전에 내 몸의 적혈구들과

지금 내 몸의 적혈구들은 완전히 같은 녀석들이 아닙니다.

조혈 세포들이 적혈구를 매일 조금씩 만들어내고,

120일 정도 지나면 적혈구가 깨집니다.

 

이는 이 mRNA에게도 해당이 되는데,

보통 인간 세포 내에서 mRNA의 반감기가 10시간 정도입니다.

즉 mRNA라는 설계도의 형태는 애초에 DNA가 되지 못하면

며칠 버티기가 어렵고 세포 안에서 세절당하는 것입니다... 윙윙윙

 

 

3. mRNA > DNA로 만드는 도구가 사람에게 없습니다.

이를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이라고 하는데, 사람에게 없는 기능입니다.

역전사를 하는 효소가 reverse transcriptase라고 있는데,

이건 HIV(인체면역결핍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갖고 있습니다.

 

 

4. 역전사를 거치지 않으면 RNA가 DNA에 끼어들긴 힘듭니다.

DNA는 아시다시피 이중 나선구조인데,

이 이중 나선구조는 상호 꼭 맞는 부분이 있어야 결합이 가능합니다.

핵산은 G-C-A-T 이렇게 4가지 분자로 유전 정보를 저장하죠...

 

단백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품인 아미노산이 

적게는 몇 십 개에서 많게는 몇 천 개 필요합니다..

n개의 부품(아미노산)을 표현하는 설계도(mRNA)가

우연히 내 몸의 DNA에 맞아들어가는 확률은

4의 3n 승( 4x4x4x... 3n번 하는 거) 입니다.

(염기서열 3개 당 1개의 아미노산을 코딩합니다)

 

또한 DNA가 늘 이중 나선으로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히스톤 단백질이라는 것과 결합하여 

응축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더더욱 끼어들 여지가 없겠습니다

 

 

5. DNA를 수정하면 몸에서 알아채 그 세포를 죽여버리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완벽하게 100% 일어난다고 할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발암 물질들에 노출돼도

암에 꼭 걸리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자외선 맞는 수많은 분들이 

암 억제 유전자가 고장 나거나 암 유발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쉽게 피부암에 걸리겠죠..

그렇지만 실제로 피부암은 2013년 기준 대한민국에서

10만 명당 31명 정도가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결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역전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mRNA는 며칠 지나면 분해될 수밖에 없으며,

mRNA > DNA로 유전 정보를 끼워 넣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mRNA 방식의 코로나 백신이,

접종받는 분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입니다.

저도 구할 수 있다면 mRNA 백신 맞고 싶습니다. ㅎㅎ

논문 찾아봤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효과가 월등하더라고요

 

오히려 유전자의 변형보다 조심해야 할 점은

과민 반응(hypersensitivity)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심한 과민 반응(아나필락시스 등)은 지금도 종종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맞고 숨 쉬기가 어렵거나, 어지럽거나, 전신에 막 두드러기가 나신다면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추후 같은 백신을 접종하지 말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보기

번외)

그럼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신 분들은 어떻냐?

고 하면...

 

전문가들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일단 HIV 감염, 즉 AIDS를 진단받으셨다면

역전사 효소를 억제하는 약을 드시고 계실 것이므로,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mRNA > DNA로

유전정보가 전달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접종이 시작된 후

감염내과 전문의 선생님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림출처:

commons.wikimedia.org/wiki/File:DNA_and_RNA_(13080742653).jpg

 

반응형
반응형

오늘날 전신 마취의 과정에 관한 세번째 글입니다.

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게 썼으며,

심화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비공개 댓글으로 메일주소 남겨주시면 아는 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




4) 각성 과정


수술이 끝났거나 아니면 끝날 상황이 명백한 경우(피부를 꼬맬 부분이 얼마 안남았다든지),

앞 글에서 말씀드린 '기화기'를 꺼서 추가적인 마취 가스의 흡입을 차단하고 

몸 안에 있는 마취제가 배출되도록 합니다.


20~30년 전에 쓰던 흡입 마취제들은 날리는 데도 한참 걸렸던 것 같지만,

시대가 지나니 또 약이 좋아져

기화기를 끄면 15분 정도면 환자께서 깰 만한 농도까지 내려옵니다.



상기 그림은 흡입 마취제를 껐을 때 폐포에서 마취제의 농도량의 감소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림에서 환자의 50%가 깨는 농도(MAC-awake)는 0.34MAC정도로 되어 있으나,

실제 환자를 깨울 때는 아편계가 보통 같이 들어갔고,

폐포와 뇌 사이에 농도 평형이 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약 0.1~0.2MAC 정도까지 내려오면 대부분의 환자께서 기도를 유지하고 자발 호흡이 원할한 정도가 됩니다.

그림에서 보면 10~20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식이 없어졌다가 생기는 이 과정을 emergence라고들 합니다..

깨운다? 를 영어로 하면 뭐 awakening...?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쉽게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네요.


여튼 마취 학술 용어로는 emergence입니다.

'emerge' 3번 의미의 명사형으로 생각하셔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to rise from an obscure or inferior position or condition)


가스 농도에 따른 사람 간의 hypnosis의 편차가 별로 없는 편이기 때문에

마취에서 못 깰 걱정은 가벼운 수술이라면 일반적으로 안하셔도 됩니다.


수술을 하셨는데 마취에서 못깼다는 건 마취약 때문에 못깼다기보다,

중환자실에 가서 진정 치료를 해야하는 등 다른 사정이 생기셔서 안 깨웠거나

중추 신경계에 심한 손상이 생기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흡입 마취제 기화기 끄고 기다리면 금방 몸에서 저렇게 제거가 됩니다

가스 때문에 못 깰 이유는 오늘날의 마취에서 별로 없습니다.


물론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오랜 시간 + 많은 농도로 투여했을수록

깨우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흡입 마취제가 아닌 정맥 마취제(예를 들어 프로포폴)를 계-속- 투여해서 마취를 유지했다면 더욱이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길어봐야 몇 시간을 넘기기는 힘들구요.

하루가 넘어가도록 환자를 재우고 계시다면 그건 마취제만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기에 더해서 수술 후 진통제와, 항 구토제(anti-emetics)를 투여합니다.

수술을 했으면 대체로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통증이 심하면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에 대한 감작이 일어나고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과하지 않은 정도로 진통제를 어느 정도 선제적 투여를 합니다.




이하는 다소 약리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 

신경-근 생리(neuromuscular physiology)에 관심이 없으면 재미없기 쉬운 부분입니다.




정리하면, 각성(emergence)은

가스를 끄고, 신경근차단을 역전하고, 진통제(+항구토제)를 투여하여 진행이 됩니다.


나머지는 또 다음에

반응형
반응형

오늘날 전신 마취의 과정에 관한 두번째 글입니다.

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게 썼으며,

심화하여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비공개 댓글으로 메일주소 남겨주시면 아는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

 


 

3) 유지 과정

 

 환자를 처음 재우는 건 이전에 서술한 것처럼 보통 프로포폴과 같은 정맥 마취제를 이용하지만,

 유지 과정에는 대부분 환자에서 마취 가스(흡입 마취제) + 진통제(아편계 약물)를 사용합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흡입 마취제가 데스플루란(desflurane), 세보플루란(sevoflurane)이란 약입니다.

 

 누군가는 물어보실 수 있겠습니다. 프로포폴 같은 정맥 마취제를 계속 주면 안되나요?

 

 이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1) 지속적 주입을 하려면 흡입 마취제에 비해 번거롭고(지속주입 장치가 필요, 정확성을 더하고 싶으면 고가의 정밀 장비가 있음),

 2) 수술이 길수록, 높은 용량으로 투여할수록 환자를 깨우는 시간이 가스에 비해 대체로 길어지며

 3) 정맥 마취제를 주는 혈관은 다른 약물을 투여하거나 수액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데 방해가 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바쁠 때는 잘 안하게 됩니다. 

환자의 회복의 질이 중요한 뇌 수술 마취 등의 경우에 적용하는데,

이까지 설명하면 글이 너무 길기 때문에.

 

일반적인 과정으로 돌아와서,

전신 마취라는 건 호흡을 스스로 못할 정도로 의식을 잃는 것이라고 설명을 드렸었습니다.

그래서 인공호흡기가 필수고, 이에 마취 가스를 섞어주는 기계(기화기; vaporizer)가 합해져 있는 게 마취 기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인공 호흡기 + 기화기 = 마취 기계 라고 생각하시면 상식 수준에서는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취 가스가 유통될 때는 액체였다가,

기화기에서 마취 기체로서 섞여서 환자에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기화기입니다.

 


 

진통제는 주로 아편계열이 들어갑니다.

여기서도 의문이 생기실 수 있습니다.

마취 가스로 재웠는데, 굳이 진통제가 필요한가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대체로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잘 때도 누가 안 건들면 잘 주무실텐데,

누가 꼬집거나 때리면 깨겠죠?

(하물며 칼로 찌르고, 전기로 지지고, 전기톱으로 자르는데..)

 

마취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로, 

의식을 잃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자극을 받으면

반사가 일어나거나 의식 각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중 자극에 대응하는 양의 진통제가 필요합니다.

 

마취가스가 진통 작용이 있긴 하나 그 정도가 약하여, 

흡입 마취제만으로 일반적인 수술 내내 마취를 유지하려면

굉장히 많은 양을 틀어줘야 합니다..

이러면 또 환자께 부작용(주로 저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억제 및 허탈)이 생기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정맥 마취제보다는 그 정도가 미미하나,

흡입 마취제도 많은 양을 오래주었을 수록 반감기가 길어져

깨우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래서 마취 가스 + 아편계 약물 조합으로 부작용은 줄이면서 

잠자기 및 진통 효과는 최대화합니다.

이러한 현대 마취의 유지 방식을 balanced anesthesia(균형마취)라고 합니다.

 

재우는 거에 관한 용어는 hypnosis라고 하고,

통증을 줄이는 것을 analgesia라고 합니다.

 

주로 가스가 hypnosis를 담당하게 되는 거고,

아편계 약물이 analgesia를 담당하게 되는 거죠.

 

수술의 자극에 따라 이 가스와 진통제를 조절하면서

환자가 너무 억제되지는 않게 하면서, 깨지 않는 상태를 만들려고 애씁니다.

 

그 외 체온 감시 및 조절, 체수분 균형 조절(대사에 따른 수분 소모량 보충 및 출혈이 심할 경우 수혈),

신경근 차단 상태 유지, 기타 신체 변화에 대한 대처와 같은 활동을 마취 유지(maintenance) 시기에 하게 됩니다.

 

수술과 선생님은 수술에 만전을 기하셔야하니까, 

그 동안 환자가 살아있게 유지하는 게 마취과가 하는 역할입니다.

 

역사적으로 마취과가 외과에서 파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수술이 현대 의학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다보니,

수술 중 다양하게 생기는 상황에 따라

여러 도구들과 술기를 이용하여 환자를 살아있게 하는 마취과학도 성장했습니다

 


 

 

사족으로,

analgesia는 진통으로 번역하면 대체로 이해하시거나 의사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겠으나,

hypnosis가 번역 시 의사소통에 가벼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나..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 6판[각주:1]에 따르면

hypnosis 는 '최면'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가 일상 용어에서 쓰는 '최면'은 

'암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이끌어 낸, 잠에 가까운 상태[각주:2]'

로 많이 생각하지 않나요...?? ㅋㅋ

 

최면술사가 나와서 '당신은 과거로 돌아갑니다'...

제가 어릴 때 티비를 너무 많이 본 걸까요 ㅋㅋ

최근에도 이근 대위한테 막 이상한 사람이 '잠이 안오냐' 이러는 영상 봤던 게 기억나네요.

ㅋㅋ 최면 그런 게 어딨어...

 

이 'hypnosis' 란 말은 그냥 잠자는 것과 유사한 상태를 얘기합니다.

Merriam-Webster 사전의 풀이를 빌리면

 

 

 

: any of various conditions that resemble sleep

마취 분야에서 저 말이 쓰이면 걍 가스, 약물 등으로 의식을 잃게 만든 상태를 의마하는 겁니다.

한글 마취 책에서도 '최면', '최면 효과'라는 말이 나오면

아마도 'hypnosis', 'hypnotic effect'를 말씀하고 싶으신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자는 것과 비슷한 상태', '의식을 잃게 하는 효과'구나 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면유사 효과' 하면 이상하려나.

(의학용어에서 -oid, 즉 무엇과 비슷한 것을 -유사 로 많이 번역합니다.

예전에는 '-양' 으로 많이 번역했는데, 순화되서 이제는 잘 안쓰는 것 같습니다)

 

몰랐다가 이 글 쓰면서 찾아봤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의 '최면' 표제어의

첫번째 뜻풀이가 '잠이 들게 함'이네요.

ㅋㅋ 그냥 제 어휘력이 부족한 거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나머지 과정 설명은 또 다음에...

  1.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위원회. http://term.kma.org/search/list.asp [본문으로]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stdict.korean.go.kr/ [본문으로]

반응형

+ Recent posts